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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독립영화제2016 프로그램위원회 추천작 리스트 (장편)

  • 등록일2016-11-15 20:34:08

1. <재꽃> 박석영 (개막작)


<재꽃>은 한 소녀가 시골 마을에 아빠를 찾아 들어오면서 시작된다. 혼란스러운 남자는 어린 소녀가 자신의 아이인지 확신하지 못하지만, 아이와 함께 살 계획을 세우느라 분주하다. 그 사이 친했던 마을 사람들과의 관계에 균열이 가기 시작한다. 갑자기 등장한 아이의 존재. 새로운 인생을 설계하는 어른들. 그리고 아이에게 힘이 구원자가 되어주는 하담. <재꽃>은 인물들에게 멀찌감치 떨어져 그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관찰하며, 파국 직전에 몰리는 사람들을 포착한다. <들꽃>과 <스틸 플라워>로 서울독립영화제는 물론 다른 유수 영화제들에서 주목 받은 바 있는 박석영 감독의 ‘꽃 시리즈’ 세 번째 장편이다.




이동우 감독은 펑크밴드 ‘스컴레이드’의 베이시스트다. 뮤지션이면서 영화인이기도 한 그는 자신의 밴드와 동료밴드인 ‘파인더스팟’의 해외 투어를 촬영한다. 그들은 뮤지션이고 이 땅의 살아있는 젊은이들이기도 하다. 그들은 사회의 부조리함에 그 나름의 방식으로 저항한다. 과격한 음악처럼 보이지만, 그들의 음악과 몸짓에는 처절한 목소리가 담겨있다. 영화에는 음악과 알코올 냄새가 진동한다. 그리고 그만큼 생동감이 넘쳐난다. 그들에게 과연 노후 대책이란 있을까?




남편과 아내와 딸. 단란해 보이는 세 가족에게 위기가 한꺼번에 찾아온다. 하지만 가족들은 서로의 고민을 나누지 못하고, 스스로의 힘으로 위기에서 벗어나고자 안간힘을 쓴다. 그러나 위기는 점점 점입가경에 빠져든다. 평범해 보이는 사람들의 이면에 숨겨진 민낯을 드러내며, 한국 사회가 처한 상황을 원숙한 솜씨의 드라마로 내보인 신동일 감독의 네 번째 장편영화. 한 가족의 웃을 수도 울 수도 없는 상황을 절묘하게 포착해낸 작품.




우리는 <두 개의 문>이란 영화를 통해 용산 참사의 실체와 진상 규명의 필요성에 대해 좀더 깊이 있게 다가갈 수 있었다. 영화는 큰 호응을 얻었지만 진상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공동정범>은 용산에서 살아남았지만 전과자가 되어버린 사람들 사이에 깊어진 갈등의 골을 보여준다. 출소 이후 한번도 만나지 않았고, 서로를 원망하며 각자의 삶을 살던 사람들. 도대체 망루에선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과연 용산 참사는 무엇이었나? 영화는 살아남은 사람들 사이에 남아있는 상처와 다양한 의문점들을 차곡차곡 쌓아 다층적으로 보여주면서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용산 참사를 다시 한 번 정면으로 응시하게 만든다.




트랜스젠더 역할을 맡아 스타덤에 오른 주인공 송준. 그는 연기를 하기 위해 트랜스젠더들을 만나고, 자신은 성소수자에 대해 잘 이해하고 있다고 믿는다. 하지만 굳게 믿고 있던 사람이 성적 소수자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혼란에 빠진다. 자신이 믿는 것은 무엇이었고, 자신이 하고 있는 연기는 과연 진실된 것인지. <분장>은 성소수자에 대한 인지부조화를 깊이 있는 통찰을 통해 담아낸다. 믿는 것과의 실체 사이의 간극. 자신의 정체성과 연기 사이의 혼란. 남연우 감독은 송준 역할을 맡아 혼란에 휩싸인 인물을 훌륭하게 연기해낸다.




다큐멘터리스트 윤가현은 스펙을 쌓기보단 아르바이트를 하고 생계를 이어가면서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하고자 한다. 부당한 대우에 맞서기 위해 아르바이트 노동조합에 가입하게 된 그녀는 현장에서 자신과 같은 이름의 ‘가현이들’을 만난다. 가현이들은 살아남기 위해 그들만의 방식으로 세상과 대적한다. 자신의 존재에 대한 분명한 인식과 명확한 자아를 가진 21세기 운동권의 등장과 촛불 세대의 성장. 이들의 노력과 투쟁을 통해 세상은 좀더 생기 있고 살만해 질 것이라고 확신한다.




최근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면서 신흥 관광명소이자 핫 플레이스가 된 ‘이태원’. 그곳에는 미군 기지가 들어서면서부터 40년을 일하며 살았던 나이든 여성들이 있다. 그리고 새롭게 이주해 마을 공동체를 이루었던 젊은 세대들도 살고 있다. 하지만 신흥 유흥가로 떠오르면서 임대료는 오르고, 미뤄졌던 재개발이 추진되면서 사람들은 ‘이태원’을 떠나야 할 처지에 놓인다. 영화는 ‘이태원’이라는 공간의 역사와 사람의 흔적과는 무관하게 이뤄지는 재개발 열풍과 젠트리피케이션의 단면을 쓸쓸하게 지켜본다. 공간의 변화와 함께 인간의 삶도 변화되는 장면을 보여주는 흥미로운 작품이다.




헤어진 남자친구의 집에 다짜고짜 찾아가 자자고 조른다. 싫다고 하니 다시 사귀면 안되냐고 또 생떼를 부린다. 정가영 감독은 한정된 공간에 두 남녀를 가두고(혹은 스스로 갇혀서), 서로 밀착해 있지만 그만큼 서먹한 관계를, 때문에 더욱 긴장이 생성되는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둘 사이에 오가는 말들의 향연. 거침없이 던져지는 대사와 성적 욕망. 내밀하면서도 단도직입적인 연기는 어느 순간 영화에 몰입하게 만든다. 정가영 감독은 스스로 주연 배우를 맡아 거침없고 넉살스러운 연기를 훌륭하게 해낸다.



청탁을 받아 글을 쓰는 작가의 무덤덤한 일상. 그리고 그가 만나는 여자들. 에피소드 구성으로 이루어졌으며, 작가가 글을 쓰는 과정에 관한 이야기이며, 그가 만나는 여자들에 관한 영화. 주인공의 글이 영화의 에피소드와 겹쳐지면서 미묘한 긴장과 재미를 전해주는 작품이다. 배우 겸 감독으로 잘 알려진 최시형이 주연을 맡았고, 두각을 드러내는 여성 배우 전여빈, 채서진, 요조, 유이든, 전소니의 참신한 연기를 볼 수 있다.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을 연기하게 된 여고생 소녀들. 그들 사이의 관심과 애정 그리고 질투가 섞인 묘한 멜로드라마. 남자가 등장하지 않는 여고생 멜로드라마이며, 주인공의 상상이 결합되어 만들어지는 판타지 드라마다. 좋아하는 사람을 눈앞에 둔 소녀들의 두근거림과 설렘 그리고 그만큼 성숙해 가는 모습이 잘 표현된 보기 드문 ‘소녀들의 세계’. <소녀의 세계>는 서울독립영화제2016에서 월드프리미어로 상영된다.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여러 사회적 죽음들. 그리고 남겨진 자들의 회한. 태준식 감독은 이례적으로 영화를 통해 자신을 드러내며, 투쟁의 현장에 서있던 사람들을 만난다. 대추리 현장과 쌍용차 해고자들, 그리고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과 자기 자신. <촌구석>은 사회에 깊이 드리워진 상흔들을 아프게 드러내며 씻겨지기 어려운 상처들을 어루만진다. 살아남은 자의 회한이 담긴 슬픈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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